“과당은 혈당을 천천히 올린다”는 말
과당은 혈당을 천천히 올리니, 과당이 많은 과일은 당뇨가 있어도 괜찮다는 말이 있습니다. 과당이 포도당보다 혈당을 느리게 올리는 것은 맞습니다.
그런데 과당이 많다고 안심할 수는 없습니다. 과당은 주로 간에서 처리됩니다. 많이 먹으면 혈당 숫자로는 잘 드러나지 않아도 간과 혈중 지방에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연구들이 있습니다. 혈당만 보고 과당을 “안전한 당”으로 생각하시면 곤란합니다.
또 식후 혈당이 오르는 것 자체는 몸이 음식을 쓰는 정상적인 과정입니다. 다만 당뇨가 있으면 오르는 폭과 높은 상태가 머무는 시간이 모두 관리 대상입니다. 둘 중 하나만 보면 안 됩니다.
흔히 듣는 숫자, 성분 자료로 확인해 보면
포도와 단감은 과당이 90%, 포도당이 10%이고, 수박은 반대로 포도당이 90%라는 말이 퍼져 있습니다. 미국 농무부 식품성분 자료를 보면 포도 100그램에는 포도당 약 7그램, 과당 약 8그램이 들어 있습니다. 두 당이 거의 절반씩입니다.
수박은 오히려 과당이 더 많습니다. 100그램에 과당 약 3.4그램, 포도당 약 1.6그램, 설탕 약 1.2그램입니다. 알려진 이야기와 방향이 반대입니다. 단감의 과당이 90%라는 수치도 공식 성분 자료에서 확인되지 않습니다.
꿀은 설탕과 완전히 같은 물질이고 70~80%가 물이라는 말도 있습니다. 꿀은 물이 대부분이 아닙니다. 꿀 100그램에는 물이 약 17그램이고, 당이 약 82그램입니다. 설탕과 달리 포도당과 과당이 따로 떨어진 상태로 들어 있지만, 한 숟가락에 든 당의 양은 설탕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보셔야 합니다.
당지수와 당부하지수를 함께 보세요
당지수는 같은 양의 탄수화물이 혈당을 얼마나 빨리 올리는지를 나타냅니다. 당부하지수는 여기에 실제로 먹는 양까지 곱해 본 숫자입니다. 과일을 고를 때는 당지수와 당부하지수를 함께 보셔야 합니다.
수박이 좋은 예입니다. 수박의 당지수는 70대로 높은 편입니다. 하지만 대부분이 물이라서 한 조각(약 120그램)의 당부하지수는 5 정도로 낮습니다. 한 조각은 부담이 크지 않지만, 반 통을 드시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반대로 곶감은 수분이 빠져 당이 모여 있습니다. 같은 무게라면 생감보다 훨씬 많은 당을 먹게 됩니다. 곶감도 “한두 개는 문제없다”는 말이 있지만, 곶감 크기와 그날 식사에 따라 결과는 크게 다릅니다.
결국은 한 번에 먹는 양입니다
정리하면, 과일은 종류보다 한 번에 먹는 양이 더 큰 차이를 만듭니다. 사과나 배 한두 쪽, 딸기 몇 알처럼 양을 정해 드시면 대부분의 과일은 식단에 넣을 수 있습니다.
먹기 전에 양을 정해 덜어 두세요. 봉지째, 통째로 두고 드시면 생각보다 많이 드시게 됩니다. 주스나 말린 과일은 같은 양이라도 당이 훨씬 빨리, 많이 들어오니 생과일과 같게 보시면 안 됩니다.
혈당측정기를 쓰고 계신다면 과일을 드신 뒤 같은 시간대에 재서 기록해 보세요. 내 몸에서 어떤 과일이 어느 정도 올리는지 직접 확인하는 것이 어떤 목록보다 정확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