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 많이 마셨다면 갑자기 끊기 전에 먼저 상담하세요
미국 국립알코올남용·중독연구소(NIAAA)는 오랫동안 많이 마시던 사람이 갑자기 술을 끊으면 생명을 위협할 수 있는 알코올 금단이 생길 수 있다고 안내합니다. 심한 알코올 사용장애가 있으면 안전하게 끊기 위해 의료진의 도움이 필요할 수 있다고도 합니다. 질병관리청 국가건강정보포털에는 갑자기 음주를 중단하면 6~24시간 안에 가슴 두근거림, 식은땀, 손 떨림, 메스꺼움, 구토가 나타날 수 있고, 심하면 환각, 경련, 금단 섬망(정신이 혼란스러워지는 상태)이 생겨 사망에 이를 수도 있다고 적혀 있습니다.
금단 섬망은 술을 끊고 3~5일째에 가장 심하다고 합니다. 미국 국립의학도서관 MedlinePlus는 경련, 고열, 심한 혼란, 환각, 불규칙한 심장박동이 나타나면 즉시 응급 연락을 하라고 안내하며, 우리나라에서는 119에 해당합니다. NIAAA는 의사가 금단을 더 안전하고 덜 괴롭게 만드는 약을 처방할 수 있다고 하니, 약은 의사와 정하고 임의로 시작하거나 멈추지 마세요.
끊고 나서 한동안 잠이 나빠질 수 있습니다
NIAAA의 고령자 음주 안내에는 나이가 들수록 술의 졸음 효과에 더 민감해지고, 잠을 청하려고 마시는 술이 오히려 수면 문제를 더 나쁘게 만들 수 있다고 적혀 있습니다. 끊은 뒤의 잠은 2011년 미국중독학회지(The American Journal on Addictions)에 실린 연구가 보여 줍니다. 알코올 의존 치료를 받은 환자 267명을 6개월 지켜보았더니 시작할 때 47%가 불면이 있었습니다.
금주와 적당한 음주는 모두 불면 증상이 줄어드는 것과 관련이 있었지만, 처음에 불면이 있던 환자의 60% 넘게는 불면이 이어졌고 금주를 했는데도 불면이 이어진 환자가 4분의 1이었습니다. 연구진은 일부 환자에게는 불면만 따로 평가하고 치료하는 일이 필요할 수 있다고 했습니다. 이 연구는 알코올 의존 환자가 대상이니, 잠이 계속 나쁘면 수면제를 따로 구하지 말고 진료 때 말씀하세요. NIAAA는 졸음을 일으키는 약을 술과 함께 먹는 것이 치명적일 수 있다고 안내합니다.
간은 단계에 따라 회복되는 정도가 다릅니다
질병관리청 국가건강정보포털은 알코올 지방간(간에 지방이 쌓인 상태)은 술을 끊으면 완전히 정상으로 회복될 수 있고, 가벼운 알코올 간염도 금주로 잘 회복될 수 있다고 안내합니다. 알코올 간질환 치료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금주이며, 단백질과 비타민이 충분한 균형 잡힌 식사도 함께 권합니다.
간경변증(간이 굳어 가는 병)은 되돌리기 어려운 변화이지만, 같은 안내에는 이 단계에서도 금주하면 간질환의 진행과 그로 인한 사망을 줄일 수 있다고 되어 있습니다. 회복에 몇 주가 걸리는지는 이 글을 쓴 시점에 공식 안내에서 확인하지 못했습니다. 오른쪽 윗배 통증, 고열, 심한 황달(피부와 눈이 노랗게 변하는 증상)이 있거나 복수(배에 물이 차는 증상), 식도정맥류 파열에 따른 심한 출혈, 간성뇌증(의식이 흐려지는 상태)이 의심되면 바로 진료받으세요.
하루 두 잔을 넘게 마시던 분은 줄이면 혈압이 내려갑니다
2017년 랜싯 공중보건(The Lancet Public Health)에 실린 체계적 문헌고찰과 메타분석은 음주량 변화가 7일 이상 이어진 임상시험 36건, 참가자 2,865명을 분석했습니다. 하루 2잔 이하로 마시던 사람은 줄여도 혈압이 의미 있게 내려가지 않았지만, 하루 2잔을 넘게 마시던 사람은 줄인 만큼 혈압이 더 내려갔습니다. 여기서 1잔은 순수 알코올 12g입니다.
하루 6잔 이상 마시던 사람이 음주량을 약 절반으로 줄이면 수축기 혈압(위의 혈압)은 평균 5.50mmHg, 이완기 혈압(아래 혈압)은 평균 3.97mmHg 낮아졌습니다. 참가자 가운데 여성은 401명뿐이어서 대부분이 남성이었습니다. 혈압약을 드시는 분은 술을 줄였다고 해서 약을 마음대로 줄이지 말고, 집에서 잰 혈압을 진료 때 보여 주세요.
기억력과 집중력은 한 달이 아니라 1년 가까이 걸려 돌아옵니다
2013년 중독생물학(Addiction Biology)에 실린 메타분석은 알코올 남용·의존이 있는 사람을 다룬 연구 62건을 분석했습니다. 술을 끊고 1개월이 안 된 시기에는 12개 인지 영역 가운데 11개에서, 2~12개월 시기에는 10개 영역에서 중등도의 저하가 있었고, 1년을 넘긴 시기에는 저하 폭이 작았습니다. 연구진은 대체로 금주 1년이 되면 인지 기능 저하가 줄어든다고 보았습니다.
이 결과는 알코올 사용장애 수준으로 마신 사람을 다룬 것이어서, 가볍게 마신 분에게 같은 속도를 기대할 수는 없습니다. NIAAA는 고령자의 음주가 더 빠른 인지 저하와 관련되고, 같은 양을 마셔도 혈중 알코올 농도가 더 높아질 수 있으며 균형과 주의력 손상, 낙상 위험이 커진다고 안내합니다. 기억이 바로 돌아오지 않아도 서두르지 말고, 건망증이 일상에 지장을 주면 진료받으세요.
혼자 끊기 어렵다면 이런 곳에 연락하세요
질병관리청 국가건강정보포털은 중독관리 통합지원센터가 중독자와 가족을 지원하고, 정신건강복지센터는 각 시군구에 설치되어 지역 주민의 정신건강을 관리한다고 소개합니다. 보건복지부 안내에는 정신건강 위기상담전화가 전국 동일 번호 1577-0199이거나 국번 없이 129(보건복지콜센터)라고 적혀 있습니다. 129는 평일 09:00~18:00에 안내하고 긴급지원상담은 24시에 가능하다고 합니다. 2026년 10월 26일에 확인한 내용이며, 사시는 곳의 센터 번호는 129나 시군구 정신건강복지센터에 물어보세요.
NIAAA는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알코올 사용장애에 승인한 약으로 날트렉손, 아캄프로세이트, 디설피람을 들고 행동치료도 있다고 안내합니다. 어떤 약을 쓸지는 의사가 정하니 처방받은 대로만 드세요. 국가건강정보포털은 술 생각이 날 때를 스스로 파악하고 술을 대신할 활동을 하라고 하며, 하루 30분 이상의 운동이 스트레스 완화에 도움이 된다고 소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