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치로 심장 여부를 가릴 수 없습니다
흔히 왼쪽 가슴이 아프면 무조건 심장이고 오른쪽이면 안전하다는 말이 있지만, 실제로는 위치만으로 가릴 수 없고 영국 국민보건서비스(NHS)도 스스로 진단하려 하지 말라고 안내합니다. 이탈리아 한 병원 응급실의 성인 857명 연구에서 흉통의 최종 진단은 근골격계 49%, 심장 26.3%, 위장관 13%, 폐 7%였고, 한 병원 자료라 우리나라와 비율은 다를 수 있습니다.
다만 심장 문제를 놓치면 위험하므로 아래 특징이 있으면 서둘러 진료를 받아야 합니다. 쥐어짜거나 누르는 듯한 통증, 팔·목·턱·등으로 퍼지는 통증, 식은땀과 메스꺼움, 숨참이 함께 오고 갑자기 시작해 계속되는 경우입니다. 이럴 때는 직접 운전하지 말고 도움을 요청하세요.
여성, 고령자, 당뇨 환자는 가슴 통증 없이 숨참, 메스꺼움, 실신, 복통으로만 나타나기도 합니다. 당뇨로 신경이 손상되면 통증을 느끼지 못할 수도 있어 흡연, 고혈압, 고지혈증, 비만, 가족력이 있다면 더 조심하세요.
가슴 왼쪽·오른쪽·위쪽, 심장 말고 흔한 원인
갈비뼈와 가슴뼈가 만나는 부위를 누르면 아프고 심호흡이나 기침에 심해지면 늑연골염일 수 있습니다. 근육을 다쳤거나 운동을 한 뒤 숨을 들이쉴 때 아프고 쉬면 좋아지는 것도 비슷하게 흔한 원인입니다.
한쪽 가슴이나 옆구리에 따끔한 통증이 먼저 오고 며칠 뒤 띠 모양 발진이 같은 쪽에만 생기면 대상포진입니다. 발진이 없는 경우도 드물게 있으니 한쪽만 따끔거리면 피부를 살펴보세요. 50세 이상은 접종 대상으로 안내되며 비용 지원은 지자체마다 달라 보건소에 확인하세요.
숨 들이쉴 때 찌르듯 아프고 누런 가래와 고열이 있으면 폐렴이나 흉막염을 생각합니다. 갑자기 숨이 차고 들이쉴 때 가슴이 아프며 한쪽 다리가 붓거나 4시간 넘는 비행이나 입원을 한 뒤라면 폐색전증도 확인해야 합니다.
불안이나 공황 때문에 날카로운 통증, 두근거림, 땀, 어지러움이 올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판단은 심장과 폐 문제를 먼저 확인한 뒤에 하는 것입니다.
명치와 왼쪽 갈비뼈 아래
가슴 한가운데나 명치가 타는 듯하고 입안에 신맛이 올라오며 식후, 누울 때, 허리를 굽힐 때 심해지면 위식도역류를 의심합니다. 상복부 쓰림이 밤에 심하면 위궤양도 확인해야 합니다.
체중이 줄거나 삼키기 어렵거나 피를 토하거나 검은 변을 보거나 구토가 이어지면 NHS는 서둘러 진료를 받으라고 안내합니다. 명치 통증이 소화불량처럼 나타나는 심근경색도 있으니 평소와 다른 통증이면 가볍게 넘기지 마세요.
왼쪽 갈비뼈 아래나 명치 왼쪽이 아프면서 등으로 뻗고, 앞으로 숙이면 덜하며 구토가 있으면 급성 췌장염을 생각합니다. 담석이나 과음이 흔한 원인이고, 복부가 계속 부풀거나 맥박이 빨라지면 서둘러 진료를 받아야 합니다.
왼쪽 갈비뼈 아래를 누르면 아픈 경우는 늑연골이나 갈비뼈 사이 근육 문제일 때가 많지만, 심한 복통과 복부 압통이 함께 있으면 NHS가 위험 신호로 분류합니다. 눌러서 아프다고 심장이 아니라고 단정하지 마세요.
오른쪽 갈비뼈 아래, 담석과 담낭염
배 가운데나 오른쪽 갈비뼈 바로 아래가 아프고, 기름진 음식을 먹은 뒤 심해지며 오른쪽 어깨로 뻗으면 담석이나 담낭염을 생각합니다. NHS는 통증이 30분 넘게 이어지면 진료를 받으라고 안내합니다.
심한 복통이 등으로 번지고 구토, 고열, 눈과 피부가 노래지는 황달이 함께 오면 서둘러 진료를 받아야 합니다. 고령자는 열과 통증이 약하게 나타날 수 있어 증상이 가벼워 보여도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오른쪽 갈비뼈 아래 통증은 대상포진이나 근골격계 문제로도 생기고, 오른쪽 가슴 쪽 통증이 폐렴이나 담낭에서 퍼진 방사통일 수도 있습니다. 한 가지로 단정하기보다 검사로 확인하세요.
진료와 검사
가슴과 갈비뼈 아래 통증은 증상에 따라 내과, 순환기내과, 소화기내과에서 확인합니다. 심전도, 흉부 X선, 혈액검사, 위내시경, 복부 초음파로 원인을 가려냅니다.
통증을 기록하세요. 언제 시작했는지, 식사·누움·호흡·움직임에 따라 달라지는지, 땀·구역·숨참·열 같은 동반 증상이 있는지 적어 가면 진료가 훨씬 정확해집니다. 흡연자와 당뇨·고혈압이 있는 분은 같은 통증이 반복되면 미루지 말고 진료를 받으세요.
해서는 안 되는 행동
아프다고 소화제나 진통제를 반복해서 먹고 버티면 심장 문제가 늦게 발견될 수 있습니다. 소염진통제는 고령자에게 위장 출혈 위험이 있어 오래 먹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인터넷 증상 목록으로 스스로 진단하는 것도 피하세요. 같은 통증이 심장일 수도, 위일 수도, 근육일 수도 있습니다. 담당 의사에게 증상 기록을 보여 주고 필요한 검사를 상의하는 것이 가장 빠른 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