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채소와 익힌 채소, 어느 한쪽이 무조건 낫지는 않습니다
농촌진흥청 그린매거진 2026년 4월호는 '생채소가 좋을까, 데친 채소가 좋을까'라는 글에서 어느 한쪽이 무조건 더 좋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정리했습니다. 비타민C처럼 열에 약한 성분은 생으로 먹을 때 강점이 있고, 라이코펜이나 베타카로틴처럼 조리했을 때 흡수율이 높아지는 성분도 있다는 설명입니다.
그래서 이 글은 채소 전체에 한 가지 답을 정하지 않고 성분별로 나누어 살핍니다. 60대 이상은 씹는 힘과 소화력, 드시는 약에 따라 알맞은 조리법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비타민C와 엽산은 열과 물에 약합니다
미국 국립보건원 식이보충제국(NIH ODS)의 비타민C 자료에는 비타민C가 물에 녹고 열에 파괴되어, 오래 보관하거나 조리하면 식품 속 함량이 줄 수 있다고 적혀 있습니다. 같은 자료에는 찌거나 전자레인지로 익히면 조리 손실을 줄일 수 있다는 문장도 있습니다. 비타민C의 좋은 공급원인 과일과 채소는 대개 날로 먹는다고도 덧붙였습니다.
엽산(녹색 채소에 많은 비타민B군)도 조리법의 영향을 받습니다. 2002년 영국 영양학회지(British Journal of Nutrition)에 실린 연구에서 시금치를 보통 시간 동안 삶으면 엽산이 49%, 브로콜리는 44%만 남았습니다. 같은 채소를 시금치는 최대 4.5분, 브로콜리는 최대 15분 쪘을 때는 엽산이 유의하게 줄지 않았습니다.
삶으면 엽산이 얼마나 남았나
같은 채소를 시금치는 최대 4.5분, 브로콜리는 최대 15분 쪘을 때는 엽산이 유의하게 줄지 않았습니다.
자료: British Journal of Nutrition
토마토와 당근은 익히고 기름과 함께 먹으면 이용률이 올라갑니다
2002년 Journal of Agricultural and Food Chemistry(농업식품화학회지)에 실린 연구에서는 토마토를 88℃로 가열하자 비타민C는 줄고 라이코펜은 늘었습니다. 30분 가열한 토마토의 비타민C는 날것의 0.76에서 0.54로 내려갔고(토마토 1g당 마이크로몰), 트랜스 라이코펜 측정값은 2.01에서 5.32로 올랐습니다. 총 항산화 활성도 4.13에서 6.70으로 높아졌습니다.
사람을 대상으로 한 연구도 있습니다. 1997년 미국임상영양학회지에서 라이코펜 23mg에 해당하는 토마토 페이스트와 생토마토를 옥수수유 15g과 함께 먹게 했더니, 페이스트를 먹은 쪽의 혈중 라이코펜 최고 농도가 2.5배, 혈중에 머문 총량을 가늠하는 값(AUC)이 3.8배 높았습니다. 1998년 영양학회지(Journal of Nutrition)의 소규모 연구에서는 여성 8명이 가열해 퓌레로 만든 당근과 시금치를 먹었을 때 혈중 베타카로틴 증가가 날것의 평균 3배였지만, 통계적으로 뚜렷한 수준(P=0.09)에는 이르지 못했습니다.
삶기, 찌기, 볶기, 전자레인지, 조리법에 따라 달랐습니다
2007년 Food and Chemical Toxicology(식품화학독성학회지)의 연구는 브로콜리, 방울양배추, 콜리플라워, 양배추의 글루코시놀레이트(십자화과 채소에 든 성분으로, 암 예방과 연결되어 연구되는 물질)를 살폈습니다. 찌기, 전자레인지, 볶음은 글루코시놀레이트를 유의하게 줄이지 않았고, 삶으면 조리수로 빠져나가 크게 줄었습니다. 줄어든 양의 약 90%는 삶은 물에서 검출되었습니다.
2007년 Journal of Food Science의 브로콜리 연구에서는 비타민C가 삶았을 때 34%, 쪘을 때 22% 줄었고, 전자레인지와 압력 조리 등 다른 방법에서는 90% 넘게 남았습니다. 농촌진흥청 웹진은 브로콜리를 물에 오래 삶기보다 1~3분 짧게 찌는 방식이 설포라판 형성에 유리할 수 있다고 소개합니다. 다만 시간, 물의 양, 출력 같은 조건이 연구마다 달라 한 가지 방법이 늘 낫다고 말하기는 어렵습니다. 케일은 이 글에서 확인한 연구에 들어 있지 않았습니다.
브로콜리 조리법 비교
글루코시놀레이트
- 삶기
- 크게 줄었습니다
- 찌기
- 유의하게 줄지 않았습니다
- 전자레인지
- 유의하게 줄지 않았습니다
브로콜리 비타민C
- 삶기
- 34% 줄었습니다
- 찌기
- 22% 줄었습니다
- 전자레인지
- 90% 넘게 남았습니다
시간, 물의 양, 출력 같은 조건이 연구마다 달라 한 가지 방법이 늘 낫다고 말하기는 어렵습니다.
자료: Food and Chemical Toxicology, Journal of Food Science
씹기 편하게 익히면 먹는 양을 채우기 쉽습니다
농촌진흥청 웹진은 채소를 데치거나 익히면 질긴 세포벽이 부드러워져 소화와 흡수가 수월해진다고 설명합니다. 소화력이 약한 노인과 어린이, 위장이 예민한 사람에게 특히 장점이라고 적었습니다. 잎채소는 데치면 부피가 확 줄어 한 번에 먹을 수 있는 양이 많아진다는 설명도 있습니다.
같은 글은 비타민C가 일부 줄어도 전체 섭취량이 늘면 식이섬유와 여러 미량 영양소를 더 충분히 먹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했습니다. 미국 국립보건원 자료에는 과일과 채소를 다양하게 하루 다섯 번 먹으면 비타민C가 200mg을 넘을 수 있다고 나옵니다. 치아나 틀니 때문에 생채소가 부담스럽다면 쪄서 부드럽게 드셔 보세요. 씹거나 삼키기 어려운 증상이 계속되면 의사나 치과에 상담하세요.
와파린을 드신다면 녹색 채소의 양을 갑자기 바꾸지 마세요
미국 FDA에 등록된 와파린 제제 라벨(2026년 10월 26일 게시본)에는 와파린의 작용이 식이 비타민K 같은 요인의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적혀 있습니다. 비타민K 섭취가 늘면 혈액 응고 수치(INR) 반응이 줄어들 수 있다는 내용도 있습니다. 라벨은 비타민K 양을 일정하게 유지하는 균형 잡힌 식사를 권하고, 잎이 많은 녹색 채소를 대량으로 먹는 것처럼 식습관을 급격히 바꾸지 말라고 안내합니다.
이 라벨은 익힌 채소와 날채소를 나누어 말하지 않습니다. 농촌진흥청 웹진은 잎채소를 데치면 한 번에 먹는 양이 늘어난다고 설명하므로, 먹는 방식을 바꾸면 양도 달라질 수 있습니다. 와파린을 드시는 분은 채소 먹는 방식을 바꾸기 전에 처방한 의사나 약사와 상의하세요. 약은 임의로 중단하거나 바꾸지 마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