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킨슨병과 변비, 그리고 흔히 쓰는 변비약
파킨슨병이 있는 분들은 변비를 함께 겪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변비약을 오래 드시는 분이 적지 않습니다. 우리나라에서 흔히 처방되는 변비약 가운데 하나가 산화마그네슘 성분입니다.
산화마그네슘은 장에 물을 끌어들여 변을 무르게 하는 약입니다. 비교적 순하게 쓰이는 약이지만, 위 속을 산성이 약한 쪽으로 바꾸는 성질이 있습니다. 이 점이 파킨슨병 약과 만나면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연구에서 확인된 것
파킨슨병의 대표적인 약은 레보도파입니다. 보통 카르비도파라는 성분과 함께 한 알로 만들어져 있습니다. 일본 에히메대학 연구진은 2022년, 실험실에서 산화마그네슘이 레보도파와 카르비도파를 분해한다는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2023년에는 산화마그네슘을 함께 복용한 파킨슨병 환자에서 레보도파의 흡수가 뚜렷하게 줄었다는 연구가 이어졌습니다. 약이 몸에 덜 들어오면, 약효가 떨어진 것처럼 느껴질 수 있습니다. 병이 진행됐다기보다 약의 흡수가 줄어들 수 있다는 뜻입니다.
같은 2022년 연구에서는 비타민C(아스코르브산)가 실험실에서 이 분해를 농도에 따라 줄였고, 흡수가 떨어져 있던 고령 환자에게서 레보도파 흡수를 돕는 결과도 보고했습니다. 다만 소규모 연구이며, 모든 환자에게 같은 방식으로 권하는 단계는 아닙니다.
그렇다고 스스로 바꾸시면 안 됩니다
이 내용을 보시고 스스로 변비약을 끊거나 시간을 바꾸지 마세요. 변비가 심해지면 그 자체로 몸이 불편해지고, 약 흡수에도 다시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비타민C를 함께 드시는 방법도 마찬가지입니다. 연구에서 가능성이 보였을 뿐이고, 얼마나 언제 드셔야 하는지는 정해져 있지 않습니다. 레보도파 복용 시간, 변비약 종류, 다른 약과의 관계를 함께 봐야 하기 때문에 담당 신경과 의사나 약사와 상의하셔야 합니다.
진료 때 함께 드시는 약을 모두 적어 가져가 보세요. 처방약뿐 아니라 약국에서 산 변비약, 위장약, 영양제까지 적으시면 됩니다. 위장약 중에도 위산을 줄이는 약이 있어 같은 고민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식사와 체중도 함께 보셔야 합니다
레보도파는 음식 속 단백질과 몸에 들어가는 길을 나눠 씁니다. 그래서 고기를 많이 먹은 직후에는 약효가 덜 느껴진다는 분이 계십니다. 이 때문에 단백질을 먹는 시간을 조정하는 방법이 쓰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단백질을 무작정 줄이는 것은 위험합니다. 파킨슨병이 있는 어르신은 근육과 체중을 지키는 것이 중요합니다. 체중이 줄고 있다면 식사를 줄이기보다 영양 상태부터 점검해야 합니다.
식사 시간표를 바꾸고 싶으시다면 담당 의료진이나 영양사와 함께 정하세요. 약효가 가장 필요한 낮 시간과 식사 계획을 같이 짜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