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장은 조용히 나빠집니다
신장은 피를 걸러 노폐물을 내보내는 장기인데, 기능이 상당히 나빠질 때까지 증상이 없습니다. 그래서 검사로 확인하는 것이 유일한 방법입니다.
신장 기능을 보는 혈청 크레아티닌, 사구체여과율(eGFR), 요단백 검사는 모두 국가건강검진에 들어 있습니다. 검진 결과지에서 이 세 항목을 확인하고, 이상이 있으면 그냥 넘기지 마세요.
당뇨와 고혈압은 신장을 망가뜨리는 가장 큰 원인입니다. 두 병이 있다면 6개월에서 1년마다 혈액과 소변 검사를 챙기세요.
물과 커피에 대한 오해
물을 많이 마셔야 신장이 씻긴다는 말이 있지만, 만성콩팥병 환자 631명을 1년간 비교한 캐나다 연구에서 물을 더 마시게 한 쪽과 평소대로 마신 쪽의 신장 기능 변화는 차이가 없었습니다. 목마를 때 마시고 소변 색이 진하지 않으면 충분합니다.
커피가 신장에 나쁘다는 말도 근거가 약합니다. 2만 5천여 명을 모은 분석에서 커피를 마시는 사람의 만성콩팥병 위험이 오히려 13% 낮았습니다.
조심할 것은 커피보다 믹스커피의 프림과 가공식품에 든 인산염 첨가물입니다. 신장 기능이 떨어지면 인을 잘 내보내지 못해 뼈와 혈관에 쌓일 수 있습니다. 콜라, 햄, 소시지, 어묵도 마찬가지입니다.
진통제와 소금
무릎이나 허리가 아플 때 습관처럼 먹는 소염진통제는 신장으로 가는 혈관을 좁혀 신장을 상하게 할 수 있습니다. 붙이는 파스도 매일 여러 장 쓰면 같은 성분이 흡수됩니다.
특히 혈압약과 이뇨제를 드시는 분이 소염진통제를 함께 먹으면 위험합니다. 영국 자료에서 이 세 가지를 함께 쓴 경우 급성 신장 손상 위험이 31% 높았고, 시작한 뒤 30일 안에 가장 높았습니다. 통증에는 소염 작용이 없는 아세트아미노펜이 신장에는 더 안전합니다.
소금은 종류를 바꾸는 것이 아니라 양을 줄이는 것이 답입니다. 칼륨이 든 저나트륨 소금은 신장이 약한 분에게는 칼륨이 쌓여 심장에 위험할 수 있습니다. 국물, 젓갈, 장아찌, 가공육을 줄이세요.
혈압약과 단백질
혈압약을 오래 먹으면 신장이 나빠진다는 말 때문에 약을 끊는 분이 있습니다. 반대입니다. 높은 혈압이 신장의 실핏줄을 상하게 하므로, 혈압약을 임의로 끊지 말고 집에서 아침저녁으로 혈압을 재서 기록하세요.
신장이 나쁘면 고기를 끊어야 한다는 말도 절반만 맞습니다. 미국 연구에서 단백질을 극단적으로 줄인 그룹은 투석까지 가는 시간이 늦어지지 않았고, 오래 추적했을 때 사망률이 더 높았습니다. 근육이 빠졌기 때문입니다.
단백질 제한은 신장병이 많이 진행된 분에게만 의료진과 상의해 정합니다. 그 전 단계라면 달걀, 생선, 두부 같은 단백질을 끼니마다 손바닥 크기만큼 드세요. 신장에 좋다는 영양제로 기능을 되살렸다는 말은 근거가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