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리 연기와 폐암
폐암의 가장 큰 원인은 흡연입니다. 하지만 담배를 한 번도 피우지 않은 사람, 특히 여성에게도 폐암이 생깁니다. 간접흡연, 라돈, 대기오염과 함께 주방의 조리 연기가 원인의 하나로 꼽힙니다.
세계보건기구 국제암연구소는 기름을 높은 온도로 튀기거나 볶을 때 나오는 연기를 “사람에게 암을 일으킬 가능성이 높은 물질”인 2A군으로 분류합니다. 조리 연기의 입자는 매우 작아 폐 깊숙이 들어갈 수 있습니다.
국내에서는 학교 급식 종사자 문제로 널리 알려졌습니다. 2021~2022년 교육부 검진에서 급식 종사자 2만 4천여 명 가운데 31명이 폐암으로 확진됐고, 폐 결절 등 이상 소견은 28.7%였습니다. 급식실 조리로 폐암 산업재해를 인정받은 사례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후드만 켜면 될까요
후드만 켜고 창문을 닫아 두면 공기가 빠져나가지 못해 후드 성능이 떨어집니다. 후드와 창문을 함께 열어야 연기가 잘 빠집니다. 창문을 크게 열기 어렵다면 조금이라도 열어 공기가 들어올 길을 만드세요.
조리가 끝나도 연기는 한동안 남아 있습니다. 조리를 마친 뒤에도 후드를 30분 이상 켜 두세요. 후드 필터는 한 달에 한 번쯤 떼어 기름때를 닦아야 제 성능을 냅니다.
실내에서 생선이나 삼겹살을 굽는 실험에서는 조리하는 주방보다 거실의 미세먼지가 더 높게 측정되기도 했습니다. 연기는 집 안 전체로 퍼집니다. 조리할 때는 주방 문을 닫거나, 노약자는 다른 방에 계시도록 하는 것이 좋습니다.
조리 방법으로 연기 줄이기
생선이나 고기를 구울 때는 프라이팬 뚜껑을 덮으세요. 기름이 튀고 연기가 퍼지는 것을 줄일 수 있습니다. 굽기와 튀기기보다는 삶기, 찌기, 조리기를 자주 활용하세요.
기름이 연기를 낼 만큼 뜨거워지지 않게 불을 조절하세요. 튀김을 할 때는 재료가 기름에 충분히 잠기게 하고, 이미 여러 번 쓴 기름은 다시 쓰지 마세요.
가스레인지는 불꽃에서 이산화질소 같은 물질이 나옵니다. 전기레인지(인덕션)로 바꾸면 이런 연소 물질은 줄지만, 재료에서 나오는 조리 연기는 그대로이므로 환기는 여전히 필요합니다.
오래 조리해 온 분이라면
식당 주방이나 급식실에서 오래 일하셨거나, 집에서 오랫동안 튀김과 볶음 요리를 많이 하셨다면 호흡기 증상에 더 주의를 기울이세요.
현재 국가 폐암 검진(저선량 흉부 CT)은 54~74세이면서 30갑년 이상 흡연한 사람이 대상입니다. 그래서 담배를 피우지 않는 분은 조리 연기에 오래 노출됐어도 국가 폐암 검진 대상이 아닙니다. 걱정되신다면 호흡기내과에서 검사가 필요한지 상담해 보세요.
향초를 자주 켜거나 스프레이형 방향제·살충제를 좁은 공간에서 쓰는 것도 실내 공기를 나쁘게 합니다. 쓰신다면 사용 뒤 환기를 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