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에 비타민C가 많은 것은 사실입니다
뇌는 몸무게의 약 2%밖에 되지 않지만, 몸 전체가 쓰는 산소의 약 20%를 씁니다. 산소를 많이 쓰는 만큼 몸을 손상시키는 활성산소도 많이 생깁니다.
신경세포 안에는 혈액보다 훨씬 높은 농도의 비타민C가 있다는 것이 연구로 알려져 있습니다. 뇌에 비타민C가 많고, 뇌를 지키는 역할이 중요하다는 것까지는 사실에 가깝습니다.
그런데 “뇌에 많으니 많이 먹을수록 치매를 막는다”는 말은 한 단계를 건너뛴 것입니다. 우리 몸은 혈액 속 비타민C를 뇌로 옮기는 양을 스스로 조절합니다. 먹는 양을 늘린다고 뇌 속 농도가 같은 비율로 올라가지는 않습니다.
화제가 된 일본 연구, 정확히는 이렇습니다
2026년 6월 일본 히로사키대학 연구진이 학술지 PLOS One에 발표한 연구가 화제가 됐습니다. 64세 이상 일본인의 혈중 비타민C 농도와 뇌 MRI를 함께 분석했습니다. 대상자는 흔히 인용되는 204명이 아니라 2,044명입니다.
결과는 이렇습니다. 나이, 성별, 당뇨·고혈압, 흡연·음주, 운동 같은 요인을 보정한 뒤에도 혈중 비타민C가 낮은 사람일수록 여러 뇌 부위의 회색질 부피가 작았습니다. 뇌가 쉴 때 작동하는 연결망의 연결성도 약했습니다.
하지만 이 연구는 한 시점에 두 가지를 함께 잰 관찰 연구입니다. 연구진도 이 결과로 원인과 결과를 확인할 수 없다고 분명히 밝혔습니다. 비타민C가 낮아서 뇌가 작아졌는지, 건강 상태나 식습관이 좋지 않은 사람이 비타민C도 낮고 뇌도 작았는지는 이 연구로 가릴 수 없습니다.
사실과 다르게 알려진 부분
치매의 원인으로 거론되던 베타아밀로이드는 “이제 완전히 사라진 이야기”라는 말도 들립니다. 실제로는 뇌의 아밀로이드를 줄이는 치매 치료제가 국내에서 허가됐습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2024년 5월 레카네맙(상품명 레켐비)을 초기 알츠하이머병 치료제로 허가했습니다.
비타민C의 효과를 인정하면 관련 산업이 무너지기 때문에 공식적으로 인정하지 않는다는 말도 돌지만, 근거가 제시되지 않은 주장입니다. 현재까지 사람을 대상으로 비타민C 보충제가 치매를 예방한다는 것을 보여 준 무작위 시험 결과는 확인하지 못했습니다.
임신부는 비타민C를 “반드시” 먹어야 한다는 말도 있습니다. 임신 중 영양 보충은 다른 영양소와 복용 중인 약까지 함께 봐야 하는 일입니다. 임신 중이시라면 영양제는 산부인과 의사와 상의하셔야 합니다.
그렇다면 무엇을 하면 될까요
비타민C가 부족하지 않게 드시는 것은 분명히 중요합니다. 채소와 과일을 매일 드시면 대부분 충분합니다. 담배를 피우시는 분은 필요량이 더 많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반대로 고용량 보충제는 조심하실 부분이 있습니다. 성인의 하루 상한 섭취량은 2,000밀리그램입니다. 스웨덴 남성 2만여 명을 추적한 연구에서는 비타민C 보충제를 먹은 사람의 신장결석 위험이 약 두 배였습니다.
치매 위험과 관련해 자주 거론되는 요인은 한 가지 영양소보다 생활 전체에 있습니다. 혈압과 혈당 관리, 금연, 꾸준한 운동, 청력 관리, 사람들과의 교류가 함께 꼽힙니다. 기억력이 걱정되신다면 영양제를 늘리기 전에 치매안심센터나 병원에서 검사를 받아 보세요.